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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포럼] '완도 전복'의 유통 혁명

작성자 완도전***(ip:)

작성일 2017-08-02

조회 6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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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 포럼] '완도 전복'의 유통 혁명

이정록 전남대 지리학과 교수


전남 완도의 전복 생산 어민들은 유통 혁명을 꿈꿨다. 유통 구조의 나쁜 관행을 철폐하는 것이었다. 수산물 소비자 가격에서 차지하는 유통 비용률은 55% 정도다. 산지 가격은 싸지만 소비자 가격이 비싼 것은 이 때문이다. 전복 유통 구조도 비슷했다. 유통 비용의 거품을 줄이면 어민들의 소득은 올라간다. 완도전복주식회사가 그런 유통 혁명을 시도하고 있다.

완도는 국내 전복 생산의 80%를 차지한다. 하지만 생산 어민들은 유통 구조에서 항상 '을(乙)'이었다. 전복을 팔려면 산지 유통업자들의 요구를 수용해야 했다.

이들은 유통 과정의 폐사(斃死)를 이유로 30% 이상 '덤'을 요구했다. 1000kg을 팔기 위해 300kg 정도 더 주는 것이 관행이 됐다. 과도한 '덤'은 어민들의 생존을 위협하는 수준에 이르렀다. 당시 김종식 완도군수는 이런 관행을 깨지 않으면 어민들의 안정적 수익 보장은 물론이고 지역 경제 활성화가 요원하다고 판단했다. 새로운 유통 회사가 절실했다.

회사 설립과 연착륙은 쉽지 않았다. 2003년 출향 향우의 자본으로 회사를 만들었지만 실패했다. 생산 어민이 참여하지 않아서였다. 완도군은 어민들이 주주로 참여하는 어민주식회사 설립을 재추진했다. 2009년 어민·완도군·금일수협 등이 투자해 지금의 회사가 출범했다. 일부 유통업자들의 방해에도 불구하고 회사는 성장했다. 설립 때보다 자본금과 어민 주주는 2배, 매출액은 7배 이상 늘었다. 전남에 설립된 9개 어민주식회사 중에서 최고다.

회사는 실질적인 유통 혁명을 이뤄냈다. '덤' 관행을 대폭 줄였다. 회사가 어민 주주들에게 '덤'을 10%만 받으면서 산지 유통업자들도 따를 수밖에 없었다. 어민들 실질 수입이 20% 정도 올라간 셈이다. 가격 결정 권한도 바뀌었다. 예전에는 산지 유통업자들이 매입과 판매 가격을 좌지우지했다. 하지만 이 회사가 국내 유통 시장의 30%를 차지하면서 회사가 제시한 가격이 표준이 됐다. 어민들이 가격 결정 권한을 갖는 구조로 바뀐 것이다. 결제 관행도 개선됐다. 회사가 대금 결제를 1주일 이내로 앞당기면서 2~3개월 후에 결제하던 관행이 많이 고쳐졌다.

이런 성과에는 몇 가지 이유가 있다. 우선 생산 어민들의 참여와 투자가 주효했다. 어민 주주들은 '전복이 살아야 완도 경제가 산다'는 신념으로 회사에 협조했다. 회사는 철저하게 어민 편에 섰다. '착한 가격'으로 전복을 매입했다. 수익금은 어민 주주에게 배당금으로 되돌려줬다. 경영 이익은 최소로 줄였다. 완도군은 회사 운영을 전문 경영인에게 맡기고 일절 관여하지 않았다. '군수는 회사 인사권과 경영에 참여할 수 없다'는 조례까지 만들었다. 시장·군수들이 이권(利權)에 개입해 잡음을 내는 다른 시·군과는 차원이 달랐다.

완도 전복 생산 어민들에게는 새로운 꿈이 생겼다. 현재의 '선(先)공급, 후(後)입금' 유통 방식을 '선(先)입금, 후(後)공급'으로 바꾸는 것이다. 김형수 대표는 "회사가 시장점유율을 50%까지 끌어올리면 가능하다"고 한다. 생산자가 '갑(甲)'이 되는 명실상부한 유통 혁명을 꾀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럴 날이 머지않은 듯하다.

[출처] 본 기사는 조선닷컴에서 작성된 기사 입니다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5/09/10/2015091004517.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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